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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하는 날은 올까?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VanEck의 BTC ETF 신청 각하

 

- 미 증권거래위원회인 SEC에서, 비트코인(BTC)의 현물가격에 연동하는 ETF(상장투자신탁, 상장지수펀드)를 시작하려던 미국 자산운용 회사 VanEck의 신청을 각하했습니다.

 

SEC는 현지시간으로 12일, 비트코인 현물 ETF 신청을 다시 한번 기각했습니다. 이 결정으로 새롭게 등장해 선물 ETF에 한 걸음 앞서 가려던 VanEck의 소망은 꺾여버렸습니다.

 

투자자들은 오랫동안 비트코인 현물 ETF를 암호화폐 메인스트림화를 위한 약진의 이정표로 여겨왔습니다.

 

그래서 10월에 시작된 일련의 선물 ETF는 화려하게 표제를 장식했고 몇 십억 달러의 투자까지 모았습니다만, 메인스트림이라는 궁극의 목표는 달성하지 못했습니다.

 

현물 ETF에 의한, 한층 효율적인 리턴이라는 약속은 아직까지 달성되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인즉, SEC가 현물 비트코인에 대한 시장조작에 대해 여전히 회의적인 시작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SEC가 다시 비트코인 ETF 신청을 기각한 것에 대해 놀라거나 충격을 받은 사람은 거의 없으실 것 입니다.

 

SEC의 12일, VanEck 신청 각하를 통해 암호 자산의 현물가격에 연동한 모든 ETF를 저지하려는 오랜 전통(?)이 다시 한번 반복되었을 뿐이기 때문입니다.

 

이 역사가 시작된 것은 지난 2018년 여름, 하버드 출신이자 미국의 기업인이고 페이스북의 아이디어를 최초로 떠올린, 암호화폐계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윙클보스 형제의 신청이 실패로 끝났을 때 입니다.

 

그로부터 어느덧 3년이 훌쩍 지나간 현재 시점에서도 이 상황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미국의 투자자들은 모기장 밖

 

- 하지만, 정말로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을까요? 마냥 그렇진 않습니다.

 

우선, 브라질 처럼 미국에 앞서 비트코인 ETF를 허가한 나라가 등장했으며, 캐나다에서는 이더리움 ETF도 존재합니다. 유럽 역시 많은 암호자산 ETP(상장거래형 금융상품)이 거래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투자자들은 모기장 밖에서 완전히 놓여진 상황입니다. 지난달(10월), 비트코인 선물 ETF가 출범되면서 일반 개인 투자자들에게 비트코인 투자 수단을 마련하기 위한 수년간의 전쟁이 마무리되었습니다.

 

이것은 암호화폐 자산에 정통한 개리 겐슬러 SEC 위원장이 어떠한 프로덕트(Product)라면 승인될 수 있는지를 엄밀하게 설명하는 것으로 실현된 것 입니다.

 

암호자산이 승리를 거둔 것은 결코 아닙니다. 프로셰어스(ProShares)발키리(Valkyrie), 그리고 16일 거래가 시작된 VanEck의 비트코인 선물 ETF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투자자들이 비트코인 가격에 익스포저(Exposure, 특정 금융회사와 연관된 금액이 어느 정도인가)를 받기 위한 비효율적이고 고가의 메커니즘이다" 라고 비난합니다.

 

 

즉, 선물시장의 예측할 수 없는 움직임 + 규제 우려가 선물 ETF의 유용성을 가로막는다, 진짜 현물 ETF와는 거리가 먼 것입니다. 그러나, 아예 없는 것보다는 낫다고 볼 수 있습니다.

 

비효율적이고 고가라 하더라도, 비트코인 투자 프로덕트로 SEC의 승인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암호자산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분기점입니다.

 

사람들이 BTC 투자를 원한다는 현실을 SEC가 천천히 받아들이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러한 현실을 SEC가 실현시겨도, 지극히 엄격한 컨트롤을 계속 행사할 수 있음을 이해하고 있는 증거라고 볼 수 있죠.

 

SEC가 신청을 기각한 이유

 

 

- 지난주 신청 기각은 진짜 비트코인 ETF가 똑같은 이유로 승인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컨트롤의 결여를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SEC는 VanEck의 신청 각하를 설명하는 자료에서, 현물가격에 연동한 ETF를 승인하기에는 비트코인은 시장의 조작에 휘둘리는 리스크가 너무나도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러한 설명은 과거에도 반복되었고, SEC의 주장은 변하지 않은 것입니다. 마치 학생을 낙제시키려는 복수심(?)에 불탄 교수처럼, SEC는 VanEck의 신청에 에누리없이 낙제점을 던졌습니다.

 

여기에 SEC는 때때로 "VanEck의 신청은 비합리적이며 근거가 되는 정보가 부족하다"고 꼬집었습니다.

 

VanEck가 실패한 신청을, 다른 기업이 가까운 시일 내에 성공시킬 전망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됩니다. SEC는 비트코인 시장이 조작되거나 휘둘릴 가능성에 워낙 비관적이라서 간과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비트코인은 분산화를 통해 부정한 행위에 대한 내성(대비책)이 있다"라고 주장하는 사람은 아쉽겠지만 끝없는 헛수고를 떠맡게 될 것입니다. 이를 증명하는 것은 승인의 장벽을 회피하는 루트가 되겠지요.

 

물론, 거래감시공유계약(Surveillance sharing agreement)을 확립한다는 두 번째 방법 역시 승산이 거의 없습니다.

 

비트코인 ETF의 탄생 조건은?

 

- 비트코인 ETF가 빛을 보려면, 그것을 다루는 기업이 거래를 하는 컴플라이언스(compliance) 지향의 대기업 시장과 [감시공유계약]이라고 SEC가 부르는 것을 체결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것은 매우 간단한 생각입니다. 조작을 계획하는 사람은 누구라도, 이익을 얻기 위해서 다른 시장에 영향을 줄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기에, 두 시장이 데이터를 공유하면 부정과 꼼수를 놓치지 않을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입니다.

 

시카고 마칸타일 거래소(CME)의 비트코인 선물시장은 얼핏보면 해당 모델에 적합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루 10억달러 상당의 비트코인 선물 계약이 거래되는 CME는 단단히 규제된 대형 시장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비트코인의 세계적 거래량으로 보면 이것은 아주 작은 일부의 것에 불과합니다. SEC 曰, "너무 작아서 의미가 없고, 시장을 견인하는 것도 아니다. → 현물 ETF 신청 각하"라는 것입니다.

 

 

2021년 11월 중순 현재, 우리 앞에는 기묘한 사실들이 줄지어 서 있습니다. CME 선물 계약은 ETF의 지표로 충분하나 다른 프로덕트를 무대 뒤에서 지지하기에는 부족합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의문이 하나 떠오릅니다. "대체로 말 잘 듣는 암호자산업계를 언제까지 이렇게 굴려대는 것일까?"

 

업계 로비 단체 블록체인 협회의 정책 책임자이자, 암호 자산 관련 법률에 능통한 제이크 체르빈스키(Jake Chervinsky)는 자신의 트윗에 이렇게 말했습니다.

 

"비트코인 현물 ETF를 다루려는 기업이, 이러한 난관에 진저리가 나서 SEC를 연방 행정 수속법 위반으로 고소할 때까지 앞으로 얼마나 남았을까 생각한다."

 

아직 아무도 그런 행동을 하지 않는 이유는 이해가 됩니다만, 선물 ETF 거래가 시작되어 소위, '예의 바르게 행동하는' 인센티브가 훨씬 약해진 현재, 그런 행동에 나설 근거는 점점 커져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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