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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 물금 경동택배 분류 알바 후기 (2022년 1월 기준)

물금 경동택배 체험 후기(스압)

 

- 2021년에서 22년으로 넘어가는 이 시기 동안, 필자는 너무 많은 과소비를 한 관계로 급전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 동안 푸드코트, 음식점, 노가다, 대형마트, 물류센터 등등 다양한 알바를 해왔으나, 최근 몇 년 동안 블로그나 유튜브 등으로 먹고 살아보겠다고 몸쓰는 알바를 멀리하고 살았다.

 

(필자는 본업이 원래 3D 컴퓨터그래픽 및 애니메이션 분야였으나, 하루종일 밤 새면서 컴퓨터 작업을 해야하는 지라 건강, 특히 눈이랑 목, 어깨가 크게 나빠지면서 때려치우고 운동과 몸쓰는 아르바이트를 2017년까지 하였다.)

 

그러나.. 최근 수익이 영 용돈벌이 이상으로 늘지는 않는데, 이것저것 지출로 빠져나가는 곳은 많았기에 올해부터는 다시 알바전선으로 투입하기로 결정(물론 틈나는 대로 블로그 활동은 계속), 일용직 아르바이트 위주로 찾아보기로 했다.

 

(참고로 수익을 목적으로 운영하는 블로그는 여기가 아닌 다른 주력 티스토리가 있다. 여기는 보시면 아시다시피 그냥 잡동사니 겸 시험삼아 운영하는 실험적인 블로그다.)

 

아무래도 일용직 아르바이트로 쉽게 구해지는 직종은 물류센터 같은 곳이기도 하고, 본인은 군시절 부터 최근까지 상하차를 틈틈히 해왔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알바몬이랑 알바천국에서 해당 공고를 찾아봤다.

 

2022년 1월, 부산·양산기준으로 쉽게 구해지는 물류센터 아르바이트가 몇 곳 있는데, 대표적으로 쿠팡·대한통운·롯데택배·다이소 등이 있다. 그 중에서 쿠팡이 눈에 확 들어와서 일단 킵 해놓았다.

 

그렇게 여러 공고를 확인하던 와중, 알바몬에서 [양산경동택배 5시간/4시간/단순업무/당일지급]을 찾게 되었다.

 

응? 딸랑 4시간하고 52,400원? 그것도 야행성 인간인, 내가 가장 활발한 시간대인 새벽 1시부터 5시까지? 바로 꽂혀서 공고를 확인해보니 이런식이었다.


 

(2022년 1월 기준)

▼ 상차 없음 → 분류작업만 한다 (일반 택배X)

▼ 손수레, 빠레트 위에 단순분류작업

▼ 무거운 건 지게차로, 가벼운 건 파레트에 올려서 작업함

▼ 단 하루만 일해도 OK

▼ 5시간 타임 (19:00 - 24:00): 52,400원

▼ 4시간 타임 (01:00 - 05:00): 65,480원

▼ 1시간 연장 할때마다 13,080원 씩 추가지급

▼ 4시간 타임은 통근차 운행(호포역)

▼ 준비물은 신분증과 작업하기 적당한 옷 + 마스크


흠.. 나름 괜춘한데? 다만, 걸리는 부분이 몇가지 있었다.


1. 일반 택배 X → 기존의 물류센터에서 취급하지 않는 상위 단계 레벨의 물건을 취급한다는 뜻?

2. 매일 하루가 멀다하고 계속 올라오는 공고 → 기본적으로 개 빡세서 하루 출근하고 대부분 그만둔다?

3. 남자만 지원 가능


인터넷으로 검색 좀 해보니, 후기도 몇 개 있더라. 특히 저기 디시인이 남긴 후기가 필력 좋게 남겼던데 대부분 이구동성으로 [개빡세다. 가면 힘들어 뒤짐]이 공통점이었다.

 

(그리고 그 말이 매우 정확했다. 진짜 힘들어서 뒤진다. 특히 나같이 몇 년 힘 안쓰고 개꿀빨던 사람은 쌍욕이 오질나게 에미넴 고질라 빙의된 마냥 랩이 절로 나올것이다)

 

뭐.. 어쨌든, 해보기 전에는 모르는게 세상사 아니겠는가, '에라 시바끄 모르겠다. 오랜만에 힘쓰니까 몸 푸는 식으로 하루 체험 해보자' 하면서 호기롭게 공고 올린 업체에 문자를 보냈다.

 

24시간 접수한다기에 그냥 삐대다가 저녁 6시 다되어서 문자접수형식 맞춰서 보내니까 10분도 안되어서 답장이 날아오더라.

 

[신분증 앞 면 사진 + 은행 계좌 보내주세요]

 

그렇게 보내주니까 몇 분 안되어서 바로 출근 확정이라고 문자 날라옴.

 

[통근차로 오는 사람들은 호포역 1번 출구 택시 승강장에서 10시 50분 출발하는 은색 스타렉스 (+차번호)를 타면됨] 이라는 내용이었다.

 

1번 출구 택시 승강장이라.. 10년전 20대 시절, 전역하고 학비 번다고 물류센터 갈때마다 통근차 탄다고 늘 갔던 곳이긴 한데.. 웬지 느낌이 묘하다.

 

호포역 도착하면 소장에게 연락하라고 하던데, 그전에 소장이 알아서 문자 날라옴. 내용은 위랑 비슷비슷. 그래서 연락은 따로 안했다. 어차피 도착하면 명단 체크 하는데 뭘

 

*그래도 혹여나 두려운 마음에 신청했는데 안 가실 분들은 꼭 소장이나 업체에, 못간다고 최소 문자 정도는 보내주세요. 사람 하나 빠질때마다 나머지 일하는 사람들이 대신 죽어나갑니다.


호포역에 도착해서 1번 출구로 나가면 택시 승강장이 있다. 바로 옆에 육교가 있고 택시가 있어서 바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난 좀 일찍 도착해서 한 30분 기다린거 같다.

 

대충 10:45~50분 사이에 은색 스타렉스 한대가 턱 하니 다가온다. ㅇㅇ 그거 걍 타면 됨. 내가 갔을 때는 몇 명 타지 않아서 존나 널널하게 타고 갔다.

 

그 전에도 10:35분꺼 하나 있긴 한데, 먼저 가도 정신 사나운 현장에서 존나 기다리는거 어차피 똑같다. 첫날에는 걍 10:50분 통근차 그거 타고 가라. (깨끗하고 조용한 호포역에서 편하게 있다 가세요)

 

다른 사람 후기로는 개 썩은 오래된 차라는데, 내가 탔던 스타렉스는 상태 괜찮았음.


지옥입성 ㄷㄷ 얼마만에 가보는 거냐 낮은 훤하지만, 밤에는 이 넓은 부지에 조명을 조또 키질 않아서 잘 보이지도 않음. 바로 호포역 코앞이라서 신호 안걸리면 2~3분 안에 도착임

 

물류센터 우측에는 산책로가 길게 몇km 깔려있는데, 필자는 근처 살기에 자주 자전거나 걸어서 왔다갔다하는 길이라서 지나갈때마다 보는 물류센터였는데..


통근차를 애매하게도 대충 요 위치에서 세워줘서, 다른 처음 온 사람들이랑 존나 아다다 마냥 어버버 하면서 사무실 찾았다.

 

처음에는 뭣도 모르고 존나 어두워서 지금 보이는 스샷 바로 앞 건물 들어갔는데, 알고보니 CJ대한통운 건물이었고, 경동택배는 저기 개구석탱이에 쳐박혀 있더라(위 화살표).

 

근데 대한통운 일하는 아재들은 표정들이 다들 왜 그렇게 썩어있냐 ㅋㅋ 나이는 나랑 비슷하게 보이는데, 뭔 인생 다 산 어르신마냥 쭈그려서 담배 꼬나무는게 그리도 처량해보이더라.


여기가 경동택배 알바 장소다. 오늘 4시간 개조뺑이 치는 전쟁터 그 자체.. 가보니 이미 한창 지게차는 쉼없이 삐삐 거리면서 파레트에 실린 짐을 옮겨대고, 앞 시간대 타임으로 미리 온 나같은 알바들은 정신없이 물건을 옮기고 있다.

 

여기에 현장 관리자들은 확성기로 쉼 없이 고함을 질러댄다 [#$$% 야!! #$ ㅇㄴ##] 아니 쉬벌 뭐라는지 모르겠다. 존나 정신없음

 

출근하고 퇴근할때까지 계속 확성기로 고함 ㅈㄹ을 한다. 대부분 지게차 쪽에 뭐라는 것 같더라. 딱히 난 지적 당한거 없었음


아니 근데 경동 개ㅈ같은게 저 올라가는 길에 무슨 계단이 하나도 없냐?

 

처음에는 파레트 쌓여져 있어서 수월하게 밟고 올라갔는데, 쉬는시간이랑 퇴근할때 뭔 파쿠르 김주성 빙의된 마냥 뛰어내리면서 갔네. 은근히 개높음 저 턱 시바끄

 

심지어 입은 작업복 바지가 존나 유연성 개딸리게 걸리적대는 놈이라서 중간에 잘못 내려가면서 온몸에 충격 다갔음ㅜ

 

바로 위 스샷에 보이는 내리막 길은 지게차랑 트럭이 계속 쉼없이 지나가는 통로라서 사람 절대 지나가면 안된다. 다친다 아니 뒤진다 진짜.

 

2층으로 올라가기 전, 1층에서 직원이 직접 체온계로 체크하고(귀에 대는 그 ㅈ같은거 아님) 바로 앞 서류에 체온이랑 도착한 시간대, 이름 등등 적고 2층 올라감.


2층 올라가서 본인이 알바 신청한 사무실 찾아서 들어간다. 예를 들어서 한성이면 그 업체 적힌 사무실로 들어가면 됨


사무실 들어가면 대충 이런식으로 되어있는데, 들어가면 소장이 누구냐고 물어보고 명단 확인한다. 그리고 서류 뭐 적고 사인하면서 목장갑 + 안전화 + 안전모 + 번호적힌 조끼 대여받는다.

 

오른쪽 사물함에 본인 챙겨온 옷이랑 신발 놔두면 된다. 패딩이나 점퍼 벗고 하는게 일할때 훨 수월하다. 안그러면 옷 다 드러워지고 일하다가 개답답하고 더워서 뒈질것이다.

 

그러기에 얇은 옷 여러겹 입고 가는걸 추천한다. 그래서 나는 입고 온 점퍼 벗고 일했음


안전화는 딱 맞추기 보다는 한 치수 큰걸 신는걸 추천하며, 깔창 나발 그딴거 없기에 양말 두켤레 신고 가라.

 

나는 평소 걷기 및 자전거를 빡시게 해왔기에 걷는건 힘든거 없었고, 발도 개멀쩡했다. 졸라 걸을 것 같지만, 생각보다 일 자체는 얼마 안 걷는다. 필자 평소에 운동삼아 걸으면 2만 5천보 정도 걷는데 그거 반도 안나옴

 

그런데, 내가 대여 받은 안전화는 어떤 놈이 쳐 신었는지 매듭을 존나게 뭔 귀갑묶기 마냥 조여댔는지ㅅㅂ 그거 푼다고 1분넘게 걸린것 같다.

 

안그래도 날 추워서 손 다 얼었는데 와 개객끼 이거 신었던 놈 신발끈 묶을 줄 몰랐니??


안전모는 이런거 비슷한거 주는데, 뒤에는 뒤통수 조일수 있게 밸브 마냥 되어있고, 아래 턱끈으로 조이면 된다. 근데 일하다보면 자꾸 뒤통수 저거 풀어지더라.

 

그리고 이건 뭐 따로 닦거나 그러질 않아서 안전모에 냄새가 오질라게 난다. 줫같은 머리 썩내가 개진동을 한다. 일 끝나고 몸에서 냄새 날 각오는 하시고, 여름에 만약 간다면, 갈아입을 옷 무조건 있어야 할 듯.


해당 장비를 받으면, 잠깐 1층 사무실로 가서(뭔 사무실인지는 모름) 거기 직원에게 이름 + 주민등록번호 + 휴대폰 번호 부른뒤, 인식기 앞에 서서 본인 얼굴 등록한다. 이거 나중에 퇴근할때 얼굴 인식해야 돈 들어온다.

 

이런 절차를 마치면, 이제 바로 옆 교육장에서 앉아서 대기를 한다. 다른 사람들 후기로는 안전교육 1시간 한다던데 내가 갔던 날은 그런거 없었고, 일하기 전까지 계속 기다렸다. 그저 계속 기다림.

 

이게 은근 ㅈ같았던게 1시에 일하는 건데, 10시 50분에 통근차 타고 도착하면 채 11시도 안된다(호포역 차타고 2~3분임). 사무실 가서 잡다한 과정 다 마쳐봤자 10~15분이면 다 끝남.

 

그러면 그 뒤로 교육장인지 뭐시기에서 일하기 직전까지 무한대기임. 첫 날이라고 일찍 오라고 한거긴 한데, 그래도 존나 지겨운건 사실이었음.

 

그런데 일하고 생각해보니까, 그 시간이 가장 평화로운 순간이었음.


요런 책상에서 한사람씩 거리 두면서 대기타는데, 밖에서는 아비규환이다. 확성기로 질러대는 관리자의 사자후 + 지게차 소리 + 팔레트 까는 소리 등등 마음의 평온함은 1도 느낄 수 없다.

 

그렇게 존나게 기다리다가 드디어 내 소속 사무실 소장이 내려오란다. 터덜터덜 밖으로 따라가니까 아 ㅅㅂ 개춥다. 일하기 걸리적거리니까 점퍼 벗고 나갔는데 추워 뒤지는 줄.. 물론 일하다 보면 추위 그딴거 없음

 

나가면 사무실 별로 모인다. 빨간색, 보라색, 파란색 뭐 이런식으로 색깔별로 조끼로 나누던데, 2열 종대로 서라고 한다. 그렇게 줄을 서면 총괄? 뭐 대빵 같은 사람이 간단하지만, 가장 중요한 사항을 말한다.

 

[무조건 안전하게 하세요!]


그리고는 투입하기 전에 업체별로 단체사진 한 장 찍는데, 아니 이건 왜 하는거야 도대체 ㅋㅋㅋ 진심 이해가 안되네 디시인 후기 보고도 어이 없었는데, 와 이걸 진짜 하더라ㅋㅋ

 

그렇게 뭔 짓인가 싶은 단체 사진을 찍고, 잠깐 커피 한 잔 마신뒤 내 사무실 소속 소장이 처음 사람들을 데리고 몇 분 정도 설명을 한뒤에 바로 업무 투입이다. 일해야지 이제..


일은 존나 간단하다. 일 자체는 잼민이도 이해할 수 있는 수준임.


 

1. 위 스샷 가운데, 지게차가 양쪽으로 왔다갔다 하면서 화물트럭에서 팔레트 채로 실어서 가져다준다.

2. 그러면 그 팔레트에 있는 화물을 들고 위 스샷의 좌우 양쪽 팔레트에 놔두면 끝. 그게 경동택배 분류다.


택배 화물에는 저런식으로 번호가 적혀있는데, 그 번호에 맞는 팔레트를 찾아서 놔두면 된다. 번호는 팔레트 아래에 판때기로 놓여져 있어서 그거 확인하고 놔두면 됨

 

예를 들어서 1-170 이라고 적혀있으면, 170번 판때기가 놓여져있는 팔레트 찾아서 거기에 잘 놔두면 됨

내 기억으로는 100번 - 170번대까지 있던걸로 기억한다. 확실한거 아닌데, 비슷함

 

그리고 2-XXX 이런 식으로 숫자 2로 시작하는 택배가 있는데, 이건 [제2분류장]이라고 적혀있는 팔레트에 놔두면 됨.

 

택배 왼쪽에도 번호가 적혀있으나, 그건 무시하고 그냥 오른쪽에 적혀있는 번호만 보고 분류하면 된다. 일 자체는 진짜 쉽다니깐. 10~20분 하다보면 어디에 무슨 번호 있는지 몸이 알아서 체득함

 

그래서 짧으면 바로 옆 팔레트, 저 끝에 멀리 있으면 한 10~15m 넘게 걸어가야 한다.


그리고 각 팔레트마다 이런식으로 1개 혹은 2개가 양옆으로 세워져있는데, 왜 이렇게 하냐면, 팔레트에 어느정도 짐들이 쌓이면 지게차가 그때마다 알아서 들고 가져간다.

 

그러면 해당 팔레트 자리가 텅 비어있을거 아니냐? 그 비어있는 팔레트를 곧바로 채우기 위해서 저 세워져 있던 팔레트를 아래로 눕히는 거지. 팔레트가 있어야 분류한 택배를 놔두겠지?

 

팔레트는 아까 말했던, 지게차가 가운데에 놓고 가는 그 택배 실려있는 팔레트의 짐을 다 치우면 그거 가져가서 비워있는 곳에 세워둔다.

 

참고로, 팔레트를 내릴땐 안그래도 짐 든다고 힘 빠지는데, 손으로 드는 건 힘들고 귀찮기에 그냥 발로 차거나 밀어서 내린다. 그래서 4시간 계속 펑펑 거리면서 팔레트 떨어지는 소리를 듣게 된다.

 

소리가 존나 커서 처음에는 놀랄 수 있으나, 나중에는 분류하는데 힘들어 뒤지기에 바로 옆에서 뭔소리가 나든 말든 개뿔 신경 하나도 안쓰인다. 신입은 그냥 분류와 안전에만 집중하자.


 

안전 부분은 아무래도 지게차 관련 사고를 조심해야 하는데, 이정도만 주의하면 지게차로 다칠 염려는 없다.


1. 지게차가 가운데로 짐을 들고 올때마다 소장, 관리자 및 다른 사람들이 "발! 발!" 이러는데, 이건 혹여나 팔레트 사이로 발이나 몸뚱아리 넣지 말라는 뜻이다. 일하면서 가장 많이 들리는 소리일 것이다.

 

2. 팔레트 사이로 발 넣지 말기: 발 넣고 있다가 지게차가 밀면서 끼이는 순간 발 아작나고 ㅄ확정 되는거임.

 

3. 가운데 팔레트 양 옆으로 노란선이 바닥에 깔려있는데, 지게차가 짐 싣고 오거나 나갈때 그 선 뒤에 있으면 됨(위 3D 스샷 가운데 선)

 

일하면서 느낀건데, 사람들이 지게차 올 때마다 크게 발! 비키라! 하면서 주지시켜주는데, 그걸 감안해도 솔직히 존나 위험한 환경이다. 아무리 본인이 일하다 정신이 혼미해져도, 지게차 지나갈 때 만큼은 꼭! 정신 집중하자.

 

기껏 52000원 정도 벌려고 갔다가 ㅄ 혹은 송장되서 나갈 순 없으니까.. 내 인생 마지막 장면이 이런 물류센터가 될 걸 생각하면 끔찍하다.


문제는 이 분류하기 위해 옮겨야 하는 짐, 화물 자체다 ㅅㅂ 가벼운건 여자도 쉽게 들만한 물건에서, 무거우면 2~3명이 낑낑거리면서 온갖 진을 다 빼놓는 개싸이코 같은 물건까지 다양하다.

 

일반 택배에서는 취급 안해주는 대형 화물도 취급하는게 요 경동택배다 보니, 기존의 물류센터에선 볼 일도 없는 별 기적(?)의 물건들이 다 날라온다.

 

그 중에서 개ㅈ같았던 물건들이 뭐였나?


1. 운동기구: 특히 실내 자전거 같은게 있었는데 10kg 그딴게 아닌 존나 무거운놈 옮기는데 뒤지는 줄

2. 배터리: 자동차인지 뭔지 까먹었는데, 이것도 존나 무겁다. 끝날때까지 계속 오는 놈 중 하나

3. 냉장고: 미친거 아니냐?

4. 자동차 베어링: 디시인 후기에도 나오던데, 휘발 진짜 이거 50kg은 넘는 듯.. 초반에는 어찌저찌 들고 갔는데, 나중에는 힘 다빠져서 밀고 가고 그랬음


짐들이 낚시가 많더라. 난쟁이 똥자루 마냥 조막만하던 놈이 딱 들어보니 "엌쿠" 절로 신음 나오면서 두 손으로 낑낑 들고 가는게 있던 반면에, 어떤건 내 몸만한 짐이 떡 하니 있기에 "아 ㅈ됐네 ㅅㅂ"하고 들어보니, "엌ㅋㅋ 개꿀띠ㅋㅋ" 하면서 들고가기도 하고 그랬다.

 

여기서 페인트 통, 뭐가 들어있는지 모를 말통, 기타 잡다한 크고 길고 무거운 짐은 말하지도 않겠다. 그리고 타이어도 오는데, 차라리 얘들이 편했음. 힘 좀 빠질 때 얘네들 굴리면서 가면 개꿀ㅋ 아 가구도 오더라.

 

차라리 막힘 없이 쭉쭉 들고 갈수 있으면 그나마 힘 좀 보존하고 나을텐데, 사람들끼리 막 붐비지, 지게차 들락날락하지, 그때마다 뭔 러시아워 처럼 되니까 더 힘들더라. 얘네들 기다리면서 힘 다빠짐


한 2시간 빡시게 한 것 같아서 잠깐 스마트폰 시계 보니까 ㅅㅂ 이제 25분 지나갔을때, 와 허탈한 웃음밖에 안나온다. 정신과 수련의 방에 내가 계왕권 몇배 쓰고 들어갔나 이게 말이 됨?

 

중간 중간 5분 정도 쉬거나, 잠시 소강상태일때 그 휴식이 그렇게 소중할 수가 없더라. 게다가 중간마다 짐 잘못 들어서 그랬는지 겨드랑이 개 아프고, 짐 옮긴거나 사람들 짐에 쓸리고 부딪히고 아주 엠병 헬파티 종합세트임

 

난 담배를 끊어서 따로 피지는 않은데, 쉬는시간에 가서 쉬었다. 비흡연자고 나발이고 힘들어 뒤지겠는데, 쉬라고 할때 쉬어라 제발

 

자판기는 현금만 되니까, 뽑아 드실 분들은 꼭 동전 또는 현금을 챙기고 가자. 카드만 들고가서 못 뽑아 먹었다 ㅅㅂ

 

 

나중에는 무거운 짐 보면 나도 모르게 쫄아서 절로 송재익 주춤 주춤 빙의되더라. 그래도 어쩌다 가벼운거 들면 눈치 보여서 될 수 있으면 적당한거 들고, 가벼운거 들면 그건 몇개씩 챙겨서 존나 빨리 걸었음

 

내가 일한 날만 그랬는지 몰라도, 대부분 20~30대로 같은 세대 사람들이었는데, 열심히 묵묵하게 욕(?)하면서 하더라. 이런건 뺑끼 쓰면서 무거운거 안들려고 하면, 결국 다른 베테랑이나 신입만 힘들어 죽는다.

 

는 ㅅㅂ 중간까지였고, 나중에 후반 1시간 남겨놓았을때는 아몰랑 시전하면서 대충 들고 그랬음 ㅋㅋ


그러고 보니 군대시절 용접하다가 눈에 아다리 나서 개고생 한 기억난다

한편, 관리자인지 작업반장인지는 계속 확성기로 우리들을 재촉하고, 사우론의 눈 빙의되서 매의 눈으로 감시한다. "빈빠레트 치우고, 저기 빠레트 채우자!" "발!발!" "거기 말고 저거 먼저 치아라(치워라)!" 등등

 

여기서는 '발'이랑 "빠레트 치워라"라는 얘기를 가장 많이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발은 안전 관련이고, 팔레트는 분류된 짐 놔두려면 필요하니까..

 

아 그래도 다른 사람들 후기로 나오는 그 악명높다던 소장? 그 사람은 없었던 듯. 사람으로 빡친건 없었다. 일이 힘들어서 그렇지. 그래도 좀 뭔가 으쌰으쌰 하는 분위기? 조금씩 여유 있을때 서로 다른 사람 도와주고 그랬음

 

(하긴, 이딴 환경에 사람까지 ㅈ같고 텃세 부리면 때려 치우지ㅋㅋ 내가 갔던 날, 사람들은 진짜 착했다)

 

 

4시 20분 정도 되니까, 어느 직원 놈이 지나가면서 "이거 빨리 옮겨야 더 빨리 마칩니다" 이러니까 어느 짬 되보이는 아저씨가 "ㅈㄹ한다. 언제는 빨리 마쳤나." 그러더라.

 

결국 5시 꽉 차게 채우고 이날 알바를 마칠 수 있었다. 참고로 PDA작업? 그딴건 내 알바할때 없었다. 그냥 다들 불심으로 대동단결 마냥 알바 시간 끝날때까지 분류 무한반복이었음

 

"연장하는 사람 제외하고 나머지 다 철수!" 와 이 말 한마디가 어디 목마른 뭐시기가 오아시스 찾은 그런 기분이더라. 손가락 까딱 할 힘도 없고, 알 다 배기고 멍들고 그러던 몸뚱아리에서 갑자기 활력이 감도는게 느껴짐 ㅋㅋ

 

연장은 작업시간 끝나기 전, 이제 짐들 빠지고 여유 있을 때 각 사무실 소장들이 소속팀 모아서 물어본다. "6시까지 연장할 사람?" "누구누구야 오늘 어차피 할 일 없잖아? 연장 하자 ㅋㅋ" 등등

 

4시간이 딱 한계치다. 그 이상 하면 진짜 뒤질 것 같아서 그 1시간 연장을 못하겠더라.

 

그 후로 일사천리로 얼굴 인식하고 2층 사무실에서 퇴근 체크한뒤, 안전모, 안전화, 조끼 반납하고 뒤도 안보고 퇴근했다. 직원은 퇴근할때, 인식할때 거리두기 어쩌고 저쩌고..

 

말은 잘하지, 완전 개따닥따닥 붙어서 하는데 그게 되냐? 내가 온날은 사람 많아서 거리두기 2m로 서면 분류장까지 서야할 판이구만 ㅋㅋ 지게차에 부딪히라고?? 

 

퇴근하면서 사무실 벽에 붙어져있는 거울 보니까, 웬걸 뭔 쭈글쭈글한 상그지시끼가 서있던데, 그게 본인임ㅋㅋ


퇴근할때 아까 어버버 했던 대한통운 쪽으로 걸어가다보면 통근차 그 은색 스타렉스가 대기타고 있다. 그거 그대로 타면 호포역까지 데려다준다.

 

혹여나 사람 많아서 놓쳐도 기다리면 다시 와서 태워주니 뚜벅이들 걱정 ㄴㄴ 호포역 도착하니까 대충 5:10~15분 되더라.

 

확실히 나만 빡셌던건 아니었는지, 호포역 도착하자마자 같이 일하던 20대로 보이는 사람 급히 뛰어가길래 나도 볼일 볼 겸 들어가서 뭔가 했더니, 화장실에서 구아악 갸아악 하면서 오바이트 시원하게 싸지르더라ㅜㅜ

 

집에서 샤워하고 밥먹다가 허벅지와 배에서 쥐나고, 자고 일어나니까 온몸이 알배기고 난리도 아니었음. 돈은 칼같이 들어와서 그나마 괜찮았음.


 

1. 양산 물금 경동택배 분류 알바 하러 갔다옴

2. 해당 알바 공고는 알바몬이나 알바천국에 매일 올라옴

3. 알바 신청 문자 보내면 무조건 확정임 심지어 저녁에 신청해도 확정됨

4. 새벽 타임 4시간 기준 2022년 1월에 52,400원 준다.

5. 호포역에서 알바하는 곳까지 통근차가 출퇴근 해준다. 차 상태 좋음

6. 체온측정 및 (처음 건물 들어설때만 한번 하고 끝) 서류 작성 함

7. 2층 사무실에서 서류 작성하고 안전모, 안전화, 조끼, 목장갑 대여(목장갑은 가져가도 됨)

8. 1층 사무실에서 신상 등록하고, 얼굴인식등록

9. 작업 시작 전까지 2층 교육장에서 무한대기

10. 1시~5시까지 분류 노동 무한 반복(중간 중간 5분 정도 쉼, 나는 2번 쉰듯)

11. 끝나면, 1층 사무실에서 얼굴 인식 함 (화면에 내이름 뜨면서 통과하세요 뭐 이런식으로 꼭 떠야 함)

12. 2층 사무실에서 퇴근 서명하고 장구류 반납하면 끝

13. 아까 처음 도착한 곳으로 가다보면 통근차가 대기중, 그거 타고 호포역으로 퇴근

결론: 내가 이 알바 안하면 굶어 뒤질것 아니면 하지마세요. 차라리 다른 물류센터 상하차 해라 이거 하고 쿠팡 hub가니까 완전 천국이더라 ㅋㅋ

 

뭐 곰방이나 양중 같은거 특화된 사람이면 금방 적응하겠다만.. 정신없는 환경에 빨리빨리 짐 들고 옮겨야 하는 거라서 요령있게 들기 힘들거임 그리고 다시 한번 언급하지만, 여기는 손수레 같은거 안쓴다. 그냥 몸뚱아리로 옮긴다.

 

나중에 집에 가봐라. 몸에 어디서 집단 린치라도 당한것 마냥 멍 다 들고 알 다배기고 아주 개판일거임

 

짐은 가벼우면 한손으로 룰루랄라 → 무거우면 온 힘 다쓰고, 2~3명이 낑낑거리면서 옮겨야 할 수준까지 랜덤. 근데 그 낑낑이 더 많다는게 함정

 

*양산 물금 경동택배 분류 알바는 한국직업사전 분류에서 최고 등급인 [아주힘든작업]: "40kg 이상의 물건을 들어올리고, 20kg 이상의 물건을 빈번히 들어 올리거나 운반한다" 에 아주 딱 들어맞는 곳이다.

 

*차라리 곰방이나 양중 하는게 나을수도 있음 어차피 골병은 여기가 거기나 시간문제고, 거긴 시간대비 돈이라도 더 많이 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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